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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시상식] 최고투수 고영표, 최고타자 노시환…대상 오지환

올 시즌 프로야구 투타 최고의 별은 고영표(32·KT 위즈)와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었다. 영예의 대상은 2023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 오지환(33·LG 트윈스)에게 돌아갔다.4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올 시즌 최고의 선수들이 선정됐다. 최고 투수상을 받은 고영표는 올해 정규시즌 28경기에 나와 174와 3분의 2이닝을 책임지며 12승 7패 평균자책점(ERA) 2.78을 기록했다. 국내 투수 중 가장 빼어난 피칭을 보인 그는 KT의 KS 진출을 이끌었다. 올 시즌 홈런(31개)·타점(101개) 2관왕에 오른 노시환은 이견 없이 최고 타자상을 받았다.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KBO리그 최고 타자로 우뚝 선 그는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4번 타자로 나서 국가대표팀의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대상 수상자 오지환은 상금 1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2009년 시작한 조아제약 시상식에서 LG 선수가 대상을 받은 건 그가 처음이다. 2010년 양의지(두산 베어스)에게 밀려 아쉽게 신인상을 놓쳤던 오지환은 13년 만에 대상을 받아 조아제약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오지환은 정규시즌에서 타율 0.268(422타수 113안타) 8홈런 62타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KS에서 LG를 29년 만에 통합 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 받았다.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은 개인 기록뿐만 아니라 팀 성적도 중요한 평가 항목 중 하나다. 오지환의 수상으로 2020년 양의지(당시 NC 다이노스) 2021년 강백호(KT) 지난해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4년 연속 타자가 대상을 받으며 강세를 이어갔다. 마지막 투수 대상은 2017년 양현종(KIA 타이거즈)이다. 오지환은 KS 5경기에서 타율 0.316(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으로 활약했다. 시리즈에서 출루율(0.409)과 장타율(0.842)을 더한 OPS가 1.251에 이르렀다. 특히 2~4차전에서 모두 손맛을 보여 단일 KS 사상 첫 3경기 연속 홈런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1승 1패로 맞선 3차전 5-7로 뒤진 9회 초 2사 1·2루에서 터트린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은 리그 역사에 남을 명장면이었다. 3차전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마무리한 LG는 4·5차전마저 승리, 29년 동안 멈춰있던 우승 시계를 돌렸다. 덕분에 그는 '적토마' 이병규, '캐넌히터' 김재현도 하지 못한 KS 우승과 시리즈 MVP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LG 대표 프랜차이즈 타자로 우뚝 섰다.데뷔 초반 적지 않은 실책 탓에 "경기를 지배한다"는 부정적 의미의 '오지배'라는 별명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 LG 내야를 지키는 야전사령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오지환은 염경엽 LG 감독이 신뢰하는 베테랑 중 하나로 선수단을 이끄는 주장으로 내부 결속에도 큰 역할을 했다. 젊은 선수들을 다독이며 통합 우승의 동력을 만들어냈다.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주인공으로 손색 없는 활약이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0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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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오승환 400SV+양현종 9시즌 연속 170IP+정우람 1000G 출전...대기록 쏟아진 2023시즌

2023시즌도 대기록이 쏟아졌다. 한국 야구 대표 선수들은 관록을 증명했고, 새 시대를 이끌어 갈 신예 선수들도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대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는 지난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최종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소속팀 KIA의 7-1 완승을 이끌었다. KIA는 이미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지만, 양현종은 2023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 팬들을 위해 등판했다. 무엇보다 지난 8시즌 동안 이어온 단일시즌 170이닝 돌파라는 기록을 연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전날(16일)까지 164이닝을 쌓았던 그는 7이닝을 채우며 목표를 달성, 이 기록을 연장했다. 이는 KBO리그 역대 최초 기록이었다. ‘생태계 교란종’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NC 에이스 에릭 페디는 지난 1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NC의 2-0 승리를 이끌고 올 시즌 20승(6패) 째를 달성했다. 이 경기 1·2회 삼진 1개씩 솎아내며 올 시즌 200탈삼진도 돌파했다. 페디는 1996년 선동열(전 국가대표팀 감독)에 이어 37년 만에 20승-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투수가 됐다. 역대 5번째 기록이었다. 페디는 17일 마무리된 정규시즌에서 다승(20) 평균자책점(2.00) 탈삼진(209) 부문 1위에 오르며 3관왕을 달성했다. ‘끝판왕’ 오승환도 전인미답 대기록을 세웠다. 홈 최종전이 열린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가 4-3으로 앞선 8회 초 2사 뒤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세이브를 올렸다. 등판 첫 타자로 ‘동갑내기’ 추신수를 상대해 1루 땅볼을 유도했고, 9회는 볼넷 2개를 내주며 흔들리는 듯 보였지만,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박성한을 범타 처리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오승환의 개인 통산 400번째 세이브였다. 2014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일본·미국 무대에서 뛰고도 다시 나오기 힘든 대기록을 달성했다. 현재 KBO리그 통산 세이브 2위는 271개를 기록한 손승락(현 KIA 타이거즈 2군 감독)이다. 현재 20대 선수 중 최다 기록은 139개를 기록한 LG 트윈스 클로저 고우석이다. 한화 이글스 베테랑 불펜 투수 정우람도 2일 NC전에서 역대 최초로 통산 1000경기 등판 대기록을 세웠다. 2004년 4월 데뷔한 그는 KBO리그에서 18시즌 동안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를 두루 맡아 통산 197세이브·145홀드를 남겼다. 통산 최다 등판 2위는 901경기에 나선 류택현(은퇴)이다. 현역 투수 2위는 788번 등판한 LG 진해수. 정우람의 기록도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KIA 베테랑 타자 최형우는 6월 20일 한화전 4회 초 타석에서 2타점 홈런을 기록, 역대 최초 1500타점을 돌파했다. SSG 최정도 9월 6일 한화전에서 1356득점을 기록, 이 부문 역대 1위로 올라섰다. 젊은 선수들도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한화 2년 우완 투수 문동주는 4월 12일 광주 KIA전 1회 말 박찬호를 상대로 시속 160.1㎞/h 강속구를 꽂아 넣었다. 이 공은 역대 한국 선수 최고 구속이었다. 현재 리그 넘버원 투수로 평가받는 안우진(키움)은 5월 18일 두산 베어스전 5회 초, 박계범·양의지·양석환을 모두 3구로 삼진 처리했다. 3타자 연속 3구삼진은 역대 14번째 기록이었다. 올 시즌 신인 문현빈(한화)과 김민석(롯데)는 역대 7번째와 8번째로 고졸 신인 세 자릿수 안타 달성을 해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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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페디 낸 NC, 알칸타라 만난 SSG의 엇갈린 희비…'역대급 3위 쟁탈전' 끝까지 간다

역시 야구는 예측할 수 없다. 3위였던 NC 다이노스가 포스트시즌(PS) 탈락 팀 상대로 리그 최고 에이스를 내고도 졌다. 4위 팀이던 SSG 랜더스는 상대 에이스를 꺾고 3위 경쟁에 최고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루만에 유불리가 바뀐 가운데 3위의 향방이 17일 갈린다.SSG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 3-2로 승리했다. 당초 쉽지 않은 승부였다. 두산 선발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13승 8패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하던 두산의 1선발이었다. 10월 페이스가 부진했다고는 해도 쉽지 않은 상대였다. 더군다나 두산은 5위로 SSG를 이겨야 4위 이상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었다. 사력을 다해 SSG를 잡으려는 상대였다. SSG도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내세웠으나 15일 기준 평균자책점 3.84로 안정감이 알칸타라에 미치지 못했다. SSG와 달리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를 만난 NC는 다소 여유가 있었다. 일단 선발이 리그 최고 에이스 에릭 페디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6 204탈삼진을 기록 중이었다. 투수 3관왕에 더해 20승 200탈삼진을 달성해 16일 최동원상 수상까지 확정했다. 단순 전력으로도 NC의 우위인데 두산과 달리 KIA는 NC에 사력을 다할 이유가 없었다. PS 탈락이 확정돼 승리를 한들 순위가 바뀌지 않았다.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SSG는 웃었고, NC는 씁쓸한 역전패를 당했다. SSG는 알칸타라 상대로 6이닝 동안 2득점만 냈지만, 엘리아스가 기대 이상 호투를 펼쳤다. 7이닝 동안 단 1실점만 기록하며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최고 152㎞/h 직구를 공격적으로 구사해 두산 타선으로부터 범타를 이끌었다.반면 NC는 패했다. 페디는 호투했으나 예상못한 변수가 터졌다. 페디는 5와 3분의 2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타선도 1회 초 권희동의 2타점 2루타가 터져 2-0으로 앞섰다. 그런데 6회 예상 못한 변수가 터졌다. KIA 타자 고종욱의 타구가 페디의 오른팔을 강타했고, 페디가 주저앉더니 결국 강판됐다. 하필 평균자책점 1점대를 눈앞에 뒀을 때였다. 계산 상으로는 1.9963이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기록 규정에 따라 소수점 이하 4자리까지만 계산하고 반올림돼 2.00으로 남게 됐다.문제는 페디의 개인 기록이 아니었다. 페디가 내려간 NC는 불펜이 무너지면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8회 말 임정호가 1사 1·3루 상황에서 고종욱에게 2타점 2루타를 맞고 페디의 승리를 날렸다. 이어 등판한 김시훈은 김선빈-소크라테스 브리토-이우성에게 3연속 안타를 추가 허용해 역전을 내줬다. SSG는 1승을 얻으면서 NC에 반 경기 차이 앞선 3위가 됐다. 계산은 간단해졌다. SSG가 승리하면 NC의 결과와 상관없이 3위를 확정한다. 반대로 SSG가 패하고 NC가 승리하면 다시 순위가 바뀐다.그런데 상황이 16일과 조금 달라졌다. 일단 NC는 다시 KIA와 만나는데, KIA는 16일과 마찬가지로 힘을 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선발로 국내 에이스 양현종이 예고됐다. 164이닝을 기록 중인 양현종은 이날 투구 결과에 따라 9시즌 연속 170이닝 돌파의 대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딱 6이닝. 양현종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노릴 가능성이 크고, 기록을 노리는 만큼 KIA의 마운드와 타선 모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KIA와 달리 SSG의 마지막 상대 두산은 힘을 뺄 가능성이 크다. 당장 17일 선발도 사전 예고했던 4선발 최승용이 아니라 대체 선발 장원준으로 바꿨다. 장원준은 최승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노련하지만, 구위가 떨어져 PS 자원과 거리가 멀다. 두산으로서는 PS 활용 자원을 최대한 아끼면서 최종전을 마칠 확률이 높다. 이미 10일부터 17일까지 8연전을 이어 온 두산이다.선발 투수뿐 아니라 타선도 휴식을 줄 가능성이 크다. 정수빈, 양의지 등 30대 주전 타자 다수가 막판 체력 문제를 호소하는 중이다. 설상가상 16일 경기 중에는 허경민까지 타구를 맞아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휴식이 필요한 선수들이 16일 무리할 이유가 전혀 없다. 에이스 김광현 출격을 예고한 SSG로서는 두산이 힘을 빼면 손해볼 것이 하나도 없다. 이길 이유도 충분하다. 4위가 돼 와일드카드(WC) 결정전으로 나가면 원투 펀치를 모두 소진하고 오원석과 문승원을 기용해야 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직행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휴식일이 길어지고, 휴식일을 관리해 원투 펀치도 활용할 수 있다.물론 최종전 결과는 알 수 없다. 16일 경기에서 그랬듯 17일 경기도 예상 밖의 결과가 벌어질 수 있다. 공은 둥글고 야구 승패는 언제나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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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장훈이 두 번 놀랐다. “한국 저변 취약, 연봉은 너무 높다” [창간 54]

일간스포츠가 창간 54주년을 맞아 '레전드의 일침'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드러난 한국 야구에 대한 부진 이유를 되짚어 보고, 개선 방향을 논의하자는 취지입니다. 본지는 하리모토 이사오(한국명 장훈), 이토 쓰토무, 다카쓰 신고, 김성근 등 한국과 일본 야구에 정통한 레전드부터 일침(一針)을 들었습니다. 한국 야구가 다시 도약하길 바라는 이들의 ‘비수 같은 훈수’를 독자 여러분과 야구 관계자들에게 전합니다.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이 깜짝 놀라 다시 물었다.“응? 뭐라고요? 한국에 고교 야구팀이 몇 개라고?”8월 어느날. 일본 도쿄 시내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어떤 주제로 대화해도 차분했다. 불과 2년 전까지 야구 평론가로서 날카로운 독설을 날린 그였지만, 지금은 한결 온화해졌다. 배트와 마이크를 내려놓은 지금은 가끔 공원에 나가 어린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그런 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조를 높인 순간이 있었다. 한국 야구의 저변을 얘기할 때였다."한국에 고교 야구팀은 몇 개인가? 뭐? 60개를 넘은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2023년 8월 기준 96개) 말도 안 된다. 프로야구가 있는 나라에서 말이지. 일본에는 3000개(2022년 일본고교야구연맹 기준 3857개)가 넘는 고교팀이 있다. 그래야 프로(일본 프로팀 12개)에서 경쟁이 된다."위기에 빠진 한국야구에 대해 본지가 고언(苦言)을 구하자 장훈은 어렵게 설명하지 않았다. 한국 야구의 저변을 걱정했다. 10/96 vs 12/3857의 차이지난 3월 열린 제5회 WBC에서 일본은 7전 전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일본은 2006년과 2009년 1,2회 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등을 대표한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은 지금처럼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당시 일본은 예선전부터 한국과 팽팽한 라이벌전을 벌였다. 1,2회 WBC는 사실상 한국과 일본이 주도했다. 2023년 대회에서 일본은 한국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는 동시에, 미국을 힘으로 제압했다. 야구로 ‘세계제일’을 노래하던 일본의 꿈이 이뤄졌다. 장훈은 "일본 선수들을 보라.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멤버였다. 오타니 쇼헤이, 다르빗슈 유 등 미국에서 최고인 선수들이 그대로 일본 대표팀에 왔다. 우승한 이유는 바로 그거"라고 말했다.2023년 일본 대표팀에는 오타니(LA 에인절스)와 다르빗슈(샌디에이고 파드리스)뿐 아니라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쟁쟁한 빅리거가 참가했다. 게다가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즈) 사사키 로키(롯데 마린스)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즈) 등 일본 프로야구(NPB) 소속이지만, 미래의 메이저리거도 여럿 있었다. 일본 대표팀의 평균 나이는 27.3세로 WBC 대표팀 사상 최연소였다.한국에도 김하성(샌디에이고)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등 빅리거 2명이 있었다. 김현수‧김광현‧양현종 등 MLB를 경험한 선수도 적잖았다. 그러나 대표팀 구성 밀도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투수들의 기량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 대표팀 평균 나이는 29.2세였다.한국‧일본 저변의 차이가 두 대표팀의 차이를 만들었고, 그게 곧 실력 차이였다. 2006년과 2009년 WBC에서 한국이 일본을 꽤 따라잡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장훈의 생각이었다.장훈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다. 과거 일본에 뒤처졌으나 이제 일본을 많이 따라잡았다. 한류 등 문화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세계 일류 국가가 됐다"고 극찬했다. 이 말을 하는 과정에서 그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월드클래스'라는 표현을 썼다.기자는 "한국 스포츠도 월드클래스가 됐나"라고 물었다. 장훈은 잠시 고민하더니 "일단 인구(한국 약 5100만명, 일본 1억2000만명)에서 큰 차이가 난다. 한국의 스포츠 저변도 (일본에 비해) 그만큼 허약하다. 아직 (스포츠에서 월드클래스는) 아닌 거 같다"고 답했다. 장훈은 "풀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야구를 잘하면 선수들이 미국(MLB)에 가는 거다. 하긴, 연봉을 열 배쯤 더 주니까 나도 미국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 거 같기는 하다. 그래도 자국 리그 보호를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고민해야 한다. 미국에 갔다가 돌아오는 선수는 2년 정도 자국 리그에서 뛰지 못하게 하던지…"라며 씁쓸해 했다. 장훈이 제안한 것과 비슷한 규정이 실재한다. KBO 규약 제107조 조항에 따르면, 한국에서 고등학교 이상을 재학하고 한국 프로구단 소속 선수로 등록한 사실 없이 외국 프로구단과 선수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외국 프로구단과 선수 계약이 종료한 날부터 2년간 KBO 소속 구단과 선수 계약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아마추어 선수에 해당하고, 프로 선수는 해외리그에서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프로 선수의 이적을 막는 건 현재의 제도로는 어렵다. 그러나 KBO리그 보호 및 발전에 대해 한국 야구의 고민이 부족하다는 장훈의 충고는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한국 고연봉, 유지 가능한가?"장훈은 "일본 야구도 미국의 하위 리그로 전락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자국 리그를 보호하고 육성할 방법이 꼭 필요하다. 이러다가 100년 후에는 일본 야구가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한국에 비하면 인적‧물적 인프라가 훨씬 뛰어난 일본 야구도 우려할 만큼 우수 인재의 유출이 심각하다고 장훈은 보고 있다.인터뷰가 끝날 때쯤 장훈이 기자에게 "KBO리그 최고 연봉자는 돈을 얼마나 받나"라고 질문했다. KBO에 따르면 2023년 최고 연봉 선수는 구자욱(삼성 라이온즈‧20억원)이다. 그러나 FA 계약금을 포함한 실질적인 연봉킹은 지난겨울 두산 베어스로 돌아온 양의지(4년 총액 152억원)다.장훈은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그는 "그렇게 높나? KBO리그 팀은 대부분 대기업이 운영하기 때문에 (일부) 선수들 연봉이 너무 높다. (시장이 더 큰) 일본에서는 각 팀 최고 연봉자가 5~6억엔(46억~55억원) 정도를 받는다. 일본 선수 연봉도 높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지금 같은 연봉 시스템에서 KBO리그가 안정적으로 운영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2023년 NPB 최고 연봉자는 야마모토다. 그는 FA와 비(非)FA를 통틀어 가장 많은 6억5000만엔(58억원)을 받는다. 게다가 KBO리그와 달리 NPB의 연봉 상승 곡선은 가파르지 않다. 20년 전 최고 연봉이 이미 7억2000만엔(2003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로베르토 페타지니)이었다. 2021년에는 스가노 도모유키(요미우리)가 8억엔을 돌파한 바 있다.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2007년 요미우리와 계약한 연봉도 6억5000만엔(4년 총액은 30억엔)이었다. 2023년 KBO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4648만원(신인, 외국인 선수 제외)이다. 일본 선수들 평균 연봉 4468만엔(4억원, 외국인 선수)의 36% 수준이다. 리그의 연봉 격차는 큰 편이지만, 최상위 선수들 간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장훈은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부터 2005년까지 KBO 총재 특보를 맡았다. 각 구단을 돌며 타격 인스트럭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국 프로야구 구조와 선수들 기술에 대해 잘 파악해온 인물이다.한국 야구의 개선점을 묻는 말에 장훈은 구체적인 답을 하길 꺼려했다. 최근에는 KBO리그 팀과 직접적인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한 것이다. 대신 그는 한국 야구의 기형적인 구조, 즉 96개 고교팀이 10개 프로팀의 근간이라는 문제점을 분명하게 지적했다. 뿌리가 약하면 자생력이 강할 리 없고, 고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비단 대표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년째 KBO리그에서 지적되고 있는 선수 간 기량‧연봉 격차가 심화하는 이유도 결국 약한 기반에서 비롯됐다는 걸 장훈과의 인터뷰를 통해 환기했다. 도쿄(일본)=김식 기자 ◆장훈(張本勳, 1940년 6월 19일~)NPB 통산 최다 안타(3085개) 기록자.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최고의 스타가 됐지만, 아직까지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1959년 NPB 도에이 플라이어스 입단해 신인왕을 차지했고, 1976년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해 홈런왕 오 사다하루와 ‘O-H 타선’을 구축했다. 1981년 은퇴할 때까지 NPB 통산 출전 3위(2752경기, 통산 타율 3위(0.319) 통산 타점 4위(1676개), 통산 홈런 7위(504개)를 기록한 뒤 1990년 일본 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 출범에 앞서 KBO 총재 특보를 맡았다.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체육훈장 맹호장(1980년)을 수훈했고, 국민훈장 무궁화장(2007년)을 받았다. 2023.09.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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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냉탕] 박한 볼 판정+타선 침묵...또 불운에 고개 숙인 KIA 에이스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5)이 호투하고도 패전 투수가 됐다. 소속팀 10연승을 이끌지 못했다. 양현종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6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2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다. KIA는 0-3으로 패하며 10연승 달성에 실패했고, 양현종도 패전 투수가 됐다. 양현종은 1회 초 위기를 잘 넘겼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재호와 박지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1사 1·2루에서 양의지를 우익수 뜬공 처리했고, 후속 타자 호세 로하스는 2루 땅볼로 잡아냈다. 양현종은 2회 초, 선두 타자 양석환에게 일격을 당했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구사한 시속 143㎞/h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통타 당해 왼쪽 폴을 직격했다. 앞서 낮은 코스 스트라이크가 볼 판정을 받은 게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양현종의 컨디션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를 해낸 앞선 두 경기보다 안 좋았다. 3회도 선두 타자 김재호, 2사 뒤 로하스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 상황에선 앞서 홈런을 맞은 양석환을 3루 땅볼 처리했다. 하지만 이어진 4회 투구에서 추가 실점했다. 선두 타자 허경민에게 3루 맞고 외야로 흐르는 2루타를 허용했고, 1사 뒤 조수행에겐 번트안타를 내줬다. 1·3루에서 정수빈을 1루 땅볼 처리했지만, 야수(1루수) 선택으로 공이 2루에 다녀오는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양현종은 6회까지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하지만 활화산처럼 뜨겁던 KIA 타선은 두산 선발 투수 최원준을 상대로 5이닝 동안 1점도 내지 못했고, 최원준이 오른손 중지 물집으로 갑자기 마운드를 내려가는 호재가 찾아왔지만, 두산 구원 투수 김명신을 공략하지 못했다. 양현종은 KIA가 0-2로 지고 있던 7회 말 수비를 앞두고 구원 투수 김대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2회 2사 뒤 정수빈을 삼진 처리하며 KBO리그 역대 3번째로 9시즌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승운은 따르지 않았다. 양현종은 올 시즌 7승(7패)에 머물렀다. 2014시즌부터 이어진 연속 시즌 두 자릿수 승수 달성이 요원하다. KIA는 아직 34경기나 남겨 두고 있고, 로테이션도 6번은 더 돌 수 있지만, 올 시즌 시즌 승률이 0.500에 못 미치고 있는 수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양현종의 등판 순번에서 KIA 연승이 끊긴 점이 공교롭다. KIA가 지난달 24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6일 잠실 두산전까지 9연승을 거두는 동안 양현종은 2승을 챙겼다. 하지만 이날 10연승을 눈앞에 두고 패전 투수가 됐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0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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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이승엽 두산 감독, 변칙 용병술로 돌파구 모색....'3번 타자 박지훈' 가동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팀의 반등, KIA 타이거즈의 10연승 저지를 위해 변칙 카드를 내세웠다. 두산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IA와 홈경기를 치른다. 에이스 곽빈을 내세운 전날(6일) 경기에선 1-7로 완패하며 KIA에 9연승을 헌납했다. 현재 상대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이승엽 감독은 6일 경기에서 상대 선발 토마스 파노니가 좌완 투수면서도 좌타자 상대로 더 약했던 점을 공략하기 위해 좌타 라인 볼륨을 넓혔다. 하지만 통하지 않았다. 7일 다시 변화를 줬다. 내야수 박지훈을 중심 타선 선두인 3번 타자로 내세웠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에 지명 받은 그는 이전까지 1군에서 선발로 나선 경기가 한 번뿐이었던 선수다. 2021년 10월 24일 잠실 LG 트윈스전(9번 타자·우익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는 6일 KIA전에서 9회 대타로 나서 좌전 2루타로 두산의 유일한 득점을 만들었다. 이승엽 감독은 7일 경기를 앞두고 “안타 1개 친 것으로 선발로 넣은 건 아니다. 스윙이 좋은 선수다.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였다”라고 전헀다. 이어 이 감독은 “선발로 나가는 김에 앞에서 쳐보라고 3번에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4번 타자였던 ‘거포’ 김재환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양현종 상대 통산 타율(0.245)도 좋은 편이 아니고, 올 시즌 2할 대 초반 타율에 그칠 만큼 타격감이 안 좋다. 두산은 6일 패전으로 56패(1무 55승)째를 기록, 5할 승률이 깨졌다. 5위 KIA와 승차는 4경기로 벌어졌다. 이름값이 높아도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타자는 쓰지 않겠다는 게 이승엽 감독의 생각이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 김재호(유격수) 박지훈(1루수) 양의지(포수) 호세 로하스(좌익수) 양석환(지명타자) 허경민(3루수) 박계범(2루수) 조수행(우익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최원준이다. 두산 대표 국내 선발 투수였던 그는 올 시즌 21경기에서 5점(5.34)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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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3730일 만에 KIA 9연승 이끈 파노니 "팀 공격이 좋기 때문"

KIA 타이거즈 토마스 파노니가 완벽한 투구로 소속팀 9연승을 이끌었다. 파노니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동판 볼넷 허용 없이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탈삼진은 7개를 잡아냈다. 타선이 그가 마운드 위에 있을 때 7점을 지원했고, KIA가 7-1로 승리하며 시즌 4승(1패) 째를 챙겼다. KIA의 3730일 만에 9연승을 이끈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파노니는 공격적인 투구와 완급 조절로 경기 초반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1회 말, 선두 타자 정수빈을 좌익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힘있게 출발했다. 후속 타자 김재호에겐 좌중간 안타를 맞았지만, 이어 상대한 3번 타자 호세 로하스는 포심 패스트볼(직구)과 컷 패스트볼(커터)만 던져 삼진을 잡아냈다. 2사 1루에서 상대한 4번 타자 양의지는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커브로 스윙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고 삼진을 잡아냈다. 2회는 삼진쇼를 보여줬다. 5번 타자 양석환은 커브를 결정구로 한참 느린 스윙을 끌어냈고, 김재환도 바깥쪽(좌타자 기준)으로 빠지는 커브로 다시 삼진을 잡았다. 강승호도 3구 삼진. 파노니는 1회 상대한 네 타자 중 세 타자, 2회 세 타자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냈다. 파노니의 ‘기세’에 두산 타자들이 기를 펴지 못했다. 파노니는 3회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8번 허경민, 9번 조수행 그리고 두 번째 상대하는 정수빈도 모두 범타 처리했다. 그사이 KIA 타선은 3회 초 나성범이 투런홈런을 치며 리드를 잡았다. 4회도 박찬호가 적시타, 김도영이 투런홈런,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2타점 중전 안타를 치며 5점 더 달아났다. 7-0, 넉넉한 리드 속에 마운드를 지킨 파노니는 6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4회 말, 커터로 김재호와 로하스를 각각 1루 땅볼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은 뒤 상대한 양석환은 커브로 삼진 처리했다. 5회도 삼진 1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6회 2사 뒤 김재호에게 내야 안타와 도루를 허용했지만, 로하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무실점 이닝을 완성했다. 파노니는 7회 마운드를 구원 투수 박준표에게 넘겼다. KIA가 무난히 승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경기 뒤 파노니는 "팀 연승을 이어갔고, 개인적으로도 투구 내용이 마음에 들어서 기분이 좋다. 특히 커터와 커브 제구가 잘 됐다"라고 호투와 승리를 거둔 소감을 전했다. 이어 파노니는 "팀 공격이 매우 좋기 때문에 부담 없이 던질 수 있었다"라고 야수진에 공을 돌렸다. KIA는 선발진 변수가 있다. 다른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양현종과 함께 KIA 선발진을 지탱하는 파노니는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내게 주어진 역할만 잘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남은 시즌 각오를 전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06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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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반복되는 3피트 논란, 신 규정 효과 볼 수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피트 규정'을 세분화하겠다고 지난 20일 발표했다. 올 시즌 후반기(7월 21일)부터 경기 중 타자 주자의 3피트 라인 안쪽 주루 행위가 명백히 포구 또는 송구 방해의 원인이 된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면 수비 방해로 판정한다는 내용이다. 기존에는 타자 주자의 안쪽 주루 행위에 의한 포구 방해만을 기준으로 했으나 보완 규정에는 송구 방해까지 포함한 것으로 수정됐다.프로야구에서 3피트 규정은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3피트 라인은 홈플레이트와 1루 사이 베이스라인 후반부 바깥쪽으로 약 91.4㎝(3피트) 떨어져 있는 선이다. 타자 주자가 홈플레이트에서 1루로 달릴 때 허용되는 주루 범위를 나타낸다.문제는 실제 경기에서 타자 주자가 3피트 라인을 더 많이 벗어나게 된다는 거다. 지난 6월 23일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키움 타자 임지열이 3루 땅볼을 치고 1루로 뛰다 두산 포수 양의지의 송구에 등을 맞았다. 최초 판정은 수비 방해가 아니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수비 방해 아웃으로 번복됐다. 당시 강력하게 항의한 홍원기 키움 감독은 "타자 주자는 규정에 맞게 1루까지 전력질주했다. 3피트 규정대로면 (라인 밖에서) 왼발로만 베이스를 밟아야 한다. 부상이 생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이어 지난 1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삼성 호세 피렐라가 투수 앞 땅볼을 친 후 주루 상황이 논란을 빚었다. 라인 안으로 달린 피렐라에 시야가 가려져 KIA 투수 양현종이 1루로 송구하기 어려웠고, 비디오 판독 결과로도 수비 방해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이를 두고 허운 KBO 심판위원장이 "타자 주자를 맞히더라도 1루로 정확히 던졌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송구가 타자 주자를 맞히면 수비 방해 판정(타자 주자 아웃)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타자 주자를 피해 악송구를 하면 수비 실책으로 기록될 확률이 크다. 그러자 KIA 최형우는 "야구가 피구인가?"라며 이를 작심하고 비판했다.일단 규정 변경으로 13일 삼성-KIA전 상황의 반복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송구가 타자 주자를 맞히지 않아도 라인을 준수했는지, 악송구를 유발했는지를 두고 판단한다.새 규정이 적용된 23일 부산 키움-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3피트 관련 판정이 나왔다. 키움 이용규가 3회 무사 1루 때 번트를 대고 뛰다 송구에 맞았다. 첫 판정은 수비 방해였으나, 판독 결과 정상 주루라고 판정을 번복했다.홍원기 감독이 제기한 문제는 남아있다. 이용규가 레인을 정확히 준수했는지 여부다. 당시 그가 베이스를 밟기 직전 왼발이 파울 라인 안으로 들어왔고, 송구를 맞은 이유가 됐다. 이를 벗어났다고 판단하면 이용규가 악송구를 유발했다고 볼 수 있다. KBO는 "이용규는 주로 선상에 있었고, 이를 끝까지 준수했다는 게 명확했다"며 "그림상으로 이용규는 3피트 규정을 준수하면서 뛰었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에 다리가 선 안쪽에 있어 보이지만, 베이스를 왼발로 밟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규칙을 잘 지켰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KBO는 앞서 규정 변경을 발표하면서 "타자 주자가 오른발로 베이스를 밟을 경우, 부득이하게 왼발이 3피트 라인 안쪽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3피트 라인 위반 예외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검토했다. 하지만 해당 사항은 국제 규정 상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KBO 리그에서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메이저리그(MLB) 공식 야구규칙(OBR)에 여지가 있긴 하다. 5.09(A)(11)에서 '타자 주자는 1루에 닿기 위한 발걸음, 도약, 도달 혹은 슬라이딩 목적으로만 1루 바로 직전에 3피트 레인을 벗어나는 것이 허용된다"고 정의한다. 실제로 미국 체육심판 잡지인 레프리는 "3피트 규정을 위반하려면 연속 두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고 해석한 바 있다.다만 KBO는 이 부분에 대해 MLB와 미팅을 통해 해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미묘한 차이지만, 규정 상 '바로 직전'을 더 엄격하게 봤다. KBO 관계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MLB 심판위원회와 KBO 심판위원회 미팅이 있었다. 당시 3피트를 주제로 질의 응답을 진행했다"며 "두 발이 3피트 레인 바깥에(선 포함) 있어야 한다. 1루를 밟는 행위를 하는 과정에서의 스텝, 뻗는 행위 등을 할 때만 선을 벗어날 수 있다. 13일 이용규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오른발 터치를 위해 왼발이 선 밖으로 나가는 걸 허용한다고는 해석할 수 없다. MLB 심판 위원회도 같은 의견"이라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2023.07.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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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결승타+양현종 호투 조력...김태군은 '주전 체질'

김태군(33·KIA 타이거즈) 이적 첫 선발 출전에서 투·타 맹활약했다. 김태군은 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 8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2회 초 결승타 포함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KIA의 7-6 완승을 이끌었다. KIA 에이스 양현종과의 배터리 호흡도 좋았다. 5회까지 1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새 주전 포수가 기세를 올린 KIA는 5일 17-3 대승에 이어 2연승을 거뒀다. 김태군은 경기 전 이적 공식 인터뷰를 소화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못 하면 ’왜 김태군을 데려왔느냐’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좋은 얘기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김태군은 라이벌 김광현(SSG)과 선발 맞대결에 나선 양현종을 공·수 모두 지원했다. 1-1 동점이었던 2회 초 2사 2루에서는 김광현의 체인지업을 공략, 적시타를 때려냈다. 4회, 달아오른 팀 타선이 만든 1사 만루 기회에서도 좌전 적시타를 치며 3-1, 2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KIA는 이어진 상황에서 김규성까지 안타를 치며 2점 더 추가했고, 박찬호가 희생플라이를 치며 6-1로 앞섰다. 최형우가 5회 초 타석에서 2회 첫 타석에 이어 이 경기 두 번째 홈런을 치며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김태군이 중요한 순간 적시타를 치며 경기를 손 쉽게 풀어갔다. 안방에서도 양현종을 도왔다. 경기 전 “(이적 첫 선발 경기부터) 에이스와 호흡을 맞춰서 내가 긴장된다”라고 했던 그였다. 기록이 결과를 말한다. 양현종은 5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호투, 7점을 내준 김광현과의 맞대결에서 압승을 거뒀다. 김태군의 조력이 있었다. 김태군은 지난 5일 KIA와 삼성 라이온즈 사이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17시즌까지 NC 주전 포수였던 그는 이후 백업으로 밀렸다. NC 다이노스 소속 시절엔 양의지가 FA 계약하며 주전 자리를 내줬고, 2022시즌을 앞두고는 강민호가 있는 삼성으로 이적했다. 무려 6시즌 만에 KIA 유니폼을 입고 주전 자리를 되찾았다. 이적 첫 선발 출전 경기부터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경기 뒤 김태군은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힘들게 이긴 만큼 더 값진 승리라고 생각한다"라고 총평했다. 양현종과의 호흡에 대해선 "1회는 좋은 리드를 못했던 거 같다. 2회 말부터는 긴장감이 해소되면서 좀 더 편하게 리드할 수 있었다. 오늘 슬라이더의 구위가 약간 떨어진다고 판단해 승부구로 빠른 볼과 체인지업을 활용했다"라고 돌아봤다. 타석에서도 결승타 포함 2안타를 치며 활약한 그는 "찬스가 오면 어떡하든 득점으로 연결시키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해 놓고 그 안에 들어오는 공을 치자는 마음가짐이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전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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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강민호에 가렸던 김태군, KIA 포수의 리더로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을 살아온 김태군이 모처럼 주전 안방마님이 됐다. KIA 타이거즈의 안방을 책임진다. KIA는 지난 5일 내야수 류지혁을 삼성 라이온즈에 내주고, 포수 김태군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김태군은 트레이드가 이뤄진 5일 인천 SSG 랜더스전 시작 1시간여 전에 도착해 8회 교체 출장했다. 6일 경기에서는 선발 출전해 양현종과 배터리 호흡을 이뤄 7-6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지난해에도 내야수 김태진과 현금 10억원,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박동원을 트레이드 영입했다. 박동원은 시즌 종료 후 LG 트윈스와 FA(프리에이전트) 계약해 떠났다. KIA는 자체 포수 육성을 기대했지만, 여의찮았다. 팀 성적이 9위까지 떨어지자 결단을 내렸다. 박진만 삼성 감독이 먼저 트레이드를 제의하자 카드를 맞췄다. 김태군에게도 새로운 기회다. 김태군은 2008년 LG 입단 후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 2012년 100경기에 출장했다. 이듬해 신생팀 특별 지명으로 NC 다이노스로 이적, 단숨에 주전 포수로 도약했다. 2015년 144경기에 모두 출장했다. 6년(2012~17년) 연속 100경기 이상 나섰고, 2017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뽑혔다. 그러나 한순간에 자리를 잃었다. 김태군이 2018년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 사이, NC가 2019년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현 두산 베어스)를 영입한 것이다. 김태군은 2019년 8월 전역해 팀에 합류했으나 백업 포수로 밀려났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후에는 시장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결국 기대보다 적은 4년 13억원의 계약으로 NC에 잔류했다.김태군은 2021년 지명타자로 주로 나선 양의지보다 더 많은 수비 이닝을 책임지며 주전급에 가까운 백업 포수로 활약했다. 어느 팀에 가도 주전으로 뛸 수 있었지만, 국가대표 포수에 가로막혔다. 김태군은 2021년 12월 심창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당시 삼성에는 또 한 명의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가 있었다. FA 협상 중이던 강민호가 삼성을 떠나고, 김태군이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기도 했다. 삼성은 김태군을 데려오고 열흘 뒤 강민호와 FA 계약을 완료했다. 김태군은 삼성에서도 백업 포수였다. 그러나 트레이드를 통해 김태군은 다시 주전 포수가 됐다. 현재 KIA에는 주효상(256경기), 신범수(96경기), 한준수(12경기) 등 젊은 포수들로 가득하다. 김종국 KIA 감독은 "김태군은 투수 리드와 수비력이 좋다. 우리 포수 대부분 경험이 적은 반면, 김태군은 경험도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NC 시절에는 타격의 정확도가 다소 떨어졌는데, 요즘은 콘택트도 좋아졌다"고 공격력까지 기대했다. KIA 포수의 리더를 맡게 된 김태군은 "KIA의 포수 포지션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앞으로 그런 평가를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의 경험을 잘 살려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류지혁이 KIA에서 좋은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팀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태군은 올 시즌 종료 후 개인 두 번째 FA 자격 얻는다. LG, NC, 삼성에 이어 KIA에서의 새로운 출발이 포수로서 가치와 능력을 다시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동기부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형석 기자 2023.07.07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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